<목회 일지> 영원을 품은 지금 (전도서 8장 9–17절)   인생을 살다 보면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있습니다. 선한 사람이 고난을 겪고, 악한 사람이 평안히 사는 세상. 전도자는 그런 모순된 현실을 바라보며 “헛되다”라고 탄식합니다. 그러나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은 허무가 아닙니다. 모호한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이 주신 지금을 기쁨으로 누리라는 지혜의 초대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힘 있는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힘은 지배가 아니라 섬김을 위한 것입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라.” 진정한 공동체는 강한 자의 속도가 아니라 약한 자의 속도에 맞추어 걷는 곳입니다. 전도자는 말합니다. “사람에게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이 말은 단순한 쾌락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감사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뜻합니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는 영원의 빛이 스며든 시간입니다. 그 빛은 내 곁의 사람과 함께 웃을 때, 서로의 삶을 귀하게 여길 때 드러납니다.   폴 틸리히는 이를 “영원한 지금”이라 불렀습니다.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에 매이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가 깃든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 믿음의 사람의 길입니다. 오늘이야말로 은혜의 때요, 지금이야말로 구원의 날입니다. 영원을 품은 오늘, 그 빛 속에서 기쁨으로 걸어가길 바랍니다.  |